고바야시 아쓰코 지음 | 심수경 옮김 | 판형 149×210 | 면수 208면 
분야 에세이 | 발행일 2021년 11월 1일
ISBN 979-11-86578-95-7 03810 | 값 14,000원


■ 책 소개

여성의 경제활동이 많아지고,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결혼의 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비혼'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며 결혼은 부담스럽지만 아이는 하나쯤 낳아 기르고 싶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아이를 낳아서 양육하는 건 해보고 싶었는데, 결혼 제도에 묶이는 건 싫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가족과 가족 간의 결합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도 그렇다 보니 결혼제도 외에 자발적 비혼모가 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라는 것이 비혼모를 생각하는 여성들의 생각이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방송인 사유리 씨가 외국에서 정자 기증을 받아 고향 일본에서 아기를 출산했다고 알려지면서 비혼 여성의 선택적 임신과 출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국내에선 '비혼모'가 되기 어렵다는 사실이 새삼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는 결혼·임신·출산·양육이 하나의 ‘종합세트’이기 때문에 결혼을 선택하지 않으면 그 외의 것들도 자연스레 선택할 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결혼제도 바깥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길 원하는 여성이 늘고 있어 다양한 가족 형태를 법과 제도가 끌어안는 고민이 시작되야 한다. 법적 부부만 ‘정상'으로 보는 사회에서 비혼모, 동거 커플 등을 가족 형태로 인정하고 출산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만혼이 증가하며 임신과 출산을 희망하는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가임력 보존과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난자 동결 시술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남성의 정자 냉동도 같은 이유다.
이 책은 난자와 정자 냉동, 정자의 기증, 체외수정과 대리모 출산, 인공수정 등 다양한 생식의료기술의 한계와 윤리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간이 생식기술을 이용해서라도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정과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법제도 간 온도차는 극심하다. 이 온도차를 좁히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일관된 기본인식이다. 생식기술에 비판적인 사람이나 그 기술을 이용하려는 사람이나, 또 이미 생식기술로 아이를 안게 된 사람이나 태어난 사람, 모두가 일단 자신의 시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입장에 놓인 사람들의 상황과 심정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 출판사 서평

생식의료는 사람을 행복하게 할까?
윤리가 못 따라가는 생식 기술의 발전

인간의 욕구 중 생식과 종족보존은 기본적 단계에 속한다. 인간의 종족보존을 위한 만남은 보통의 경우 부부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7명 중 한 명이 불임이라는 시대, 아이를 원한다 부모가 되고 싶다고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식기술은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일찍이 신의 영역을 범하는 인위적인 생명 조작으로서 놀라움과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받아들여진 ‘체외수정(시험관 아기)’도 지금은 의료로서 확립되어 대중적인 생식기술이 되었다. 더욱이 남편 이외의 남성의 정자로 아이를 만드는 인공수정과 아내 이외의 여성의 ‘배를 빌리는’ 대리모 출산 등 생식을 서포트하는 다양한 기술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같은 생식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전통적 인간관과 가족관, 부모자식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것은 아이를 낳고 싶은 여성이나 남성에게 복음일까? 아니면 ‘부자연스러운 욕망’을 부추겨 그들을 예상하지 못한 고뇌에 직면하게 하는 새로운 모럴 딜레마의 시작일까? 
윤리가 못 따라가는 생식기술 , 이 모든 생식의료의 발전에 대해 다양한 생명윤리적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낳을 수 있는 날까지 난자를 냉동해 두고 싶다!
50세 넘은 여성이 아이를 낳아도 될까?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더 노화된 난자가 배란되기 때문에 자연 임신 성공률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난자의 노화는 아이를 소망하는 부부만이 아니라 독신 여성에게 있어서도 절실한 문제다.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자의 정자는 특히 수정될 당시 정자의 DNA가 나중에 아기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의료 기술이 바로 ‘냉동난자와 냉동정자’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만혼도 늘어나고 출산을 늦추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거의 매년 50% 정도씩 냉동 난자, 냉동 정자의 시술 건수가 늘고 있다. 뒤늦게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2세를 계획할 수 있기에 미리 냉동 난자와 냉동 정자라는 보험을 들어 놓는 것이다. 
국내 부부 7쌍 중 한 쌍이 난임부부라고 한다. 피임약으로 조절하던 가족계획이 난자와 정자 냉동 보관술로 대체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생식기술의 발달로 여성이 아이를 만드는 시기를 자신의 라이프 플랜 속에 자유롭게 세우게 될지도 모른다. 30대 초반 정도의 여성이라면 자신의 난자를 냉동해 둠으로써 난자의 시간을 젊은 상태 그대로 멈출 수 있다. 출산 시한, 즉 생물학적 시계에서 해방되게 된다. 여성이 커리어를 쌓고 경제적인 안정을 얻은 후 난자를 해동하여 체외수정으로 아이를 가지는 선택이 가능해진다. 30대까지는 커리어 확립에 전념하고, 40대가 되어 사회적 지위를 굳히고 경제적 안정을 얻게 된 후 아이를 갖거나 60대가 된 후 또는 정년퇴직 후 아이를 낳아 가정생활이 중심인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라이프 플랜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영국은 체외수정 기술의 종주국으로 불린다. 최근 영국은 최장 10년까지만 허용했던 난자와 정자의 보관기간을 10년에서 최장 55년까지 늘리기로 했다. 

싱글맘을 선택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정자은행과 자발적 비혼모의 선택

현대의 여성이라면 이제 더는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지 않는다. 영원히 관 속에 잠들어 있는 백설공주임을 포기하고, 스스로 잠을 깨고 일어나 독사과를 토해내고 취직한다. 그리고 정자은행에서 도너의 정자를 받아 아이를 낳는다.
정자은행이란 큰 키와 고학력에, 건강하고 유전적 질환이 없는 등의 조건을 통과한 남성의 정자를 모아 액체 질소로 냉동보존하고, 고객이 희망하는 도너의 정자를 해동하여 정자 주입용 카테터로 자궁 안에 삽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적어도 100만 명 이상이 도너 정자로 인공수정하여 탄생한 아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도 현재까지 1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태어났다고 한다. 이처럼 파트너를 갖지 않고 아이를 갖는 여성을 선택적 싱글맘 혹은 계획적 싱글맘, 비혼 싱글맘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여성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은 사회적으로 허용되기 어려운 풍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은 하고 싶지 않은데 아이는 갖고 싶다, 나의 뛰어난 유전자를 남기고 싶다, 결혼에 매이고 싶지 않다, 도너라는 ‘완벽한 연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고 싶다는 여성들이 많아졌고, 과감하게 자신의 희망에 따라 이런 선택을 하고 있다. 인생의 ‘플랜 B’로서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받아 아이를 갖는 꿈을 이루는 것이다. 왕자님과의 결혼을 꿈꾸던 여성에게는 최선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이를 갖는다는 희망만큼은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도 최근 자발적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한국에서의 ‘정자은행’과 ‘인공수정 출산’은 법적인 부부에 한해서 행해지는 의료행위이므로 비현실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한국에서도 ‘정자은행’이 있기는 하다. 한국 내에서의 정자은행은 전국에 5개 정도가 운영 중이라고 한다. 이들 정자은행은 공공 정자은행은 없고, 난임 부부만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국가 차원의 정자은행이 없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다른 나라에서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제도화나 법적 기준이 있어야 하고 공감대도 형성돼야 한다. 

발전하는 생식기술은 인간에 대한 ‘구원’인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도전’인가?

생식의료,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용어이지만, 더는 우리에게 낯설고 무관한 문제로 덮어둘 수만은 없는 시점에 와 있다.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았을 때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근미래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될 문제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생식의료가 무엇이며 어떠한 효과 혹은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생식의료를 이용한 출산이 한국보다 앞서 진행된 일본의 사례를 통해 현실의 다양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사정과 생식의료 이용으로 야기되는 문제를 인식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현실에 입각한 고민과 논의를 통해 머지않은 미래에 마주할 이 문제에 대한 방안과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생식의료에 보다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접근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에서는 생식의료 기술의 윤리적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그 가치판단은 오직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발전하는 생식기술은 인간에 대한 구원인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도전인가?  



■ 지은이

고바야시 아쓰코 小林亞津子

도쿄 출신. 기타사토(北里)대학 일반교육부 교수. 교토(京都)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졸업. 문학박사. 전공분야는 헤겔철학, 생명윤리학. 영화와 소설 등을 제재로 하여 학생들의 주체성 신장을 위한 수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와세다대학에서도 교편을 잡았다. 
저서로 《QOL이란 무엇인가 - 의료와 케어의 생명윤리》, 《처음 배우는 생명윤리》, 《간호를 위한 생명윤리》, 《간호가 직면한 11가지의 모럴 딜레마》가 있고, 공저로 《근대철학 명저》, 《윤리력 단련》 등이 있다.



■ 옮긴이

심수경

일본 도쿄도립대학(東京都立大学) 국문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일대학교 비즈니스일본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일대학교 글로벌아시아문화연구소 소장과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인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봄에는 와카를 가을에는 하이쿠를 기억하다》(공저), 《현대 동아시아문학의 이해》(공저), 《세계 속의 일본문학》(공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재일조선인문예지 《진달래·가리온》(전5권, 공역) 등이 있으며, 다수의 학술논문이 있다. 


■  목차

머리글

윤리가 못 따라가는 생식기술
복잡해지는 친자 관계•09   
생식을 서포트하는 기술•10  
생명과 관련된 다양한 모럴 딜레마•12   
자손 번식은 인류의 보편적 요구•17


제1장  생물학적 시계를 멈추다
난자 냉동으로 라이프 플랜을 마음대로?

50세 넘은 여성이 아이를 낳아도 될까  |  하루에 1억 개 만들어지는 정자, 700만 개에서 줄어드는 난자
낳을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냉동해 두고 싶다  |  불임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
젊을 때 낳으라는 압박  |  누구의 아이든 낳아두는 것이 좋다?
생물학적 시계로부터의 해방  |  임신활동은 어디까지가 치료인가
환부는 뇌에 있는 것일까, 신체에 있는 것일까  |  모발이식은 과학의 남용이 아닌가
•칼럼1 불임 커플이란 누구인가

제2장 더 이상 왕자님을 기다리지 않는다?
정자은행과 선택적 싱글맘 

백설공주와 정자은행  |  결혼 없이 인생을 디자인-선택적 싱글맘
정자은행이 저출산을 막는다?  |  인생을 위한 플랜 B
신체적 불임과 사회적 불임  |  아빠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  형제를 찾아라

제3장 나의 나머지 반을 알고 싶다
생식 비즈니스로 태어난 아이들

제공자에게 DI 아동이란  |  당신은 533명의 아버지입니다  |  정자도 노화한다
게이오대학의 정자 제공  |  유전자로 확인하고 싶은 부자관계
수출・수입되는 미국의 정자  |  도너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자 제공자의 비밀을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  |  제공된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비밀이란
불임 해결이 아닌 숨기기 위한 기술  |  아이가 자신의 태생을 알 권리
아이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는 부모  |  새로운 대가족의 탄생
•칼럼2 사후생식•103

제4장 유전자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는 행복할까?
유전자 해석기술과 착상 전 진단

태어난 순간에 수명을 알 수 있다면  |  착상 전 진단이란  |  디자이너 베이비와 남녀 선별 출산
아이에게는 최고의 출발을  |  생명의 선별-생명 조작은 용납되는가
출생 전 진단과의 차이  |  신형 착상 전 진단의 파문
발병 확률 99%  |  완벽한 줄 알았는데  |  정자은행에서 태어난 천재아
 
제5장 낳은 부모냐? 유전상의 부모냐?
체외수정과 대리모 출산

생명 조작은 신의 영역  |  바이패스로서의 체외수정  |  정자 선택의 중압감
세 가지 터부  |  할머니가 손자를 낳는다  |  인공수정형 대리모-서러게이트 마더
체외수정형 대리모-호스트 마더  |  엄마가 3명이야!  |  일본의 생식 투어리즘
여성의 생식기계화  |  변심한 대리모-베이비 M사건  |  어느 쪽이 부모?
대리모 출산은 남을 돕는 행위인가  |  자궁은 타인의 수정란도 받아들인다
•칼럼3 부모가 다섯인 아이•164

제6장 ‘엄마들’과 정자 도너
다양한 부부와 새로운 가족

너의 제공자  |  다양한 가족의 탄생  |  남편이 출산?
레즈비언 커플의 양육  |  당신의 정자로 태어난 여성이 만나고 싶어합니다
레즈비언 마더 붐  |  레즈비언 전용 정자은행의 등장  |  도너와의 대면
엄마들과 정자 도너의 대면  |  원하는 것은 제공자의 인정


글쓴이 후기
옮긴이 후기
주요 참고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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